박 재순 교수님이 "새로운 교육목표"에 대한 평을 해 주셨습니다.
3-2 새로운 교육목표
장리욱에 따르면 도산은 교육목적과 메시지를 가진 인류의 스승이며 과학적 분석과 진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대안을 모색하면서도 도덕적 결론에 이르러 구체적이고 적합한 교육목표로서 ‘무실 역행 충의 용감’을 제시하였다.
스승 도산은 과학적 분석과 진단을 하면서도 높은 이념과 목적을 제시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교육목표를 제시하였다. 과학적 사고와 높은 도덕적 이념과 현실적인 목표가 도산의 교육에 결합되어 있다. 산술계산과 논리와 도형을 다루는 수학이나 인과 관계와 법칙이 지배하는 자연과학에는 의욕과 지향, 이념과 목적이 없다. 동일한 것이 되풀이 되거나 생성 소멸하는 순환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생명과 정신에는 자람과 진화, 고양과 향상이 있고 의욕과 지향, 이념과 목적이 있다.
도산이 과학적 분석과 진단에 힘쓴 것은 땅의 물질적 현실에 충실한 것이다. 땅의 물질세계는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측정할 수 있고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생명은 하늘을 품은 것이고 정신은 하늘을 지향하고 하늘과 통하는 것이다. 하늘(하나님)은 한없이 깊고 높고 커서 계산·측정·분석·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생명과 정신은 과학을 넘어서 높은 도덕적 의지와 실천, 이념과 목적을 가진 것이다. 하늘의 높은 뜻과 이치를 추구하면서도 땅의 물질적인 현실에 충실하였기 때문에 도산은 생명과 정신, 역사와 사회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이며, 적합하고 절실한 교육목표로서 무실 역행 충의 용감을 제시할 수 있었다.
무실(務實)은 하늘의 뜻과 땅의 현실이 만나는 생명과 정신, 역사와 사회의 본성과 목적을 실현하고 완성하자는 것이다. 하늘과 땅, 정신과 물질은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이다. 서로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을 통일하여 생명과 정신을 실현하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다른 것을 극복하고 통합하여 더 크고 높은 현실로 종합하는 변증법적 사고가 요구된다. 생명과 정신을 가진 인간은 낡은 역사와 사회를 비판하고 극복하여 더 나은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어진 현실의 변증법적인 과정과 변화에 진실하고 정직해야 한다.
역행(力行)은 맡은 일을 힘껏 하는 것이다. 낡고 불의한 현실을 개조하기 위하여 생명과 정신, 역사와 사회의 주인과 주체인 인간은 몸과 맘과 얼을 다 해서 힘과 뜻을 다 해서 애쓰고 행동해야 한다. 사람이 힘써 행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아무 일도 되지 않는다.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행할 때 가장 좋은 결과에 이를 수 있다.
충의(忠義)는 충직하고 의로운 것이니 자신과 동지에 대해서 그리고 옳고 바른 이념과 목표와 일에 대해서 한 결 같이 정성을 다 하여 변함이 없는 것이다. 충직함과 의로움이 없는 사람은 공적인 일을 할 자격이 없다. 하늘은 밝고 떳떳한 것이고 땅은 두텁고 정직한 것이며 인생과 역사는 선과 악, 원인과 결과의 이치와 법도가 지배하는 것이다. 충의를 잃으면 나뿐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세상도 해치는 것이다. 땅의 물질세계에 기초한 바깥 현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개조해야 하지만 인간 내면의 정신 속에는 변함없고 흔들림 없는 의지와 신념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용감(勇敢)은 고난과 역경, 좌절과 실패에도 위축되거나 물러서지 않고 대차게 나아가는 것이다. 생은 언제나 고난과 죽음의 위기 속에 있다. 생은 죽음의 위협과 위기를 극복하고 실현되고 완성되는 것이다. 정신은 물질적 파멸과 죽음을 이기고 사는 것이다. 만일 정신이 물질적 위협과 죽음에 굴복하면 정신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모하게 파멸과 죽음에 빠지는 것은 용감한 것이 아니다. 참으로 용감한 것은 고난과 죽음의 위협에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주어진 현실 속에서 생명과 정신의 본성과 목적을 두려움과 거리낌 없이 담대하고 힘차게 실현하고 완성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