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도산의 인격과 생애" -장리욱
도산의 인격과 생애 장리욱 흥사단 1970
‘머리말’에 대하여
장리욱 선생은 도산 안창호 선생을 가까이 모시고 배우며 깊은 사귐을 가졌고 평생 흥사단 단우로서 흥사단 정신을 실천하며 흥사단을 이끌어온 분이다. 그는 누구보다 도산의 삶과 정신과 인격을 진실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다.
머리말에서 그는 도산의 인격과 생애를 말하는데 몇 가지 실마리를 제시한다. 도산이 어떤 성품과 자질을 타고 났으며 주어진 환경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장리욱은 먼저 생각하였다. 사람이 아무리 좋은 성품을 가지고 좋은 환경에서 태어나도 그것만으로는 훌륭한 인격과 정신을 닦아내지 못한다. 도산이 뛰어난 성품과 자질을 타고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주어진 환경은 좋다고 할 수 없었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고 일찍 부모를 잃었으며 그가 살았던 서북지역은 정치·사회·문화적으로 소외된 곳이었다. 게다가 그가 살았던 시대는 나라가 망하고 식민지가 되어가는 고통스럽고 절망적인 시대였다.
그는 몸과 맘속에 타고난 성품과 자질 외에 아무런 특권과 혜택을 물려받지 못했다. 그는 오로지 스스로 자신을 깨워 일으키고 닦아세워서 높은 인격과 삶을 이룩했다. 그러므로 장리욱은 도산의 이상과 가치에 주목한다. 도산은 타고난 뛰어난 성품과 자질 위에 높은 이상과 가치를 가지고 혼신을 다하는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면서 결단하고 행동하고 실천하였기 때문에 위대한 인격과 생애를 남길 수 있었다.
장리욱은 또한 사람과 사회와 민족에 대한 도산의 성실한 자세,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하는 예지와 수법에 주목하였다. 성실은 도산의 인격과 생애를 드러내는 가장 뚜렷한 특징이다. 도산은 매우 과학적이고 이성적이고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다. 그의 말과 삶에는 언제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예지가 번쩍였고 일을 처리하고 풀어가는 그의 수법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고 공감할 수 있었다.
장리욱은 도산의 인격과 생애가 “늘 보다 높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체험했다.” 도산은 나라를 잃고 식민지 백성으로서 비참하고 절망적인 역사의 중심에서 살았지만 ‘보다 높은 차원’에서 생각하고 판단하고 말하고 행동했다. 보다 높은 차원(하늘)을 가지고 살았기 때문에 도산은 진실한 신앙인이고 깊은 철학자이고 위대한 스승이 될 수 있었다.